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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시장으로 온 청년들, 안산 소소플래닛 신안 & 다농

관리자 2024-01-18 조회수 298


경기도 안산에 가면 청년 상인이 의기투합해 꾸민 특별한 공간, ‘소소플래닛 신안’과 ‘소소플래닛 다농’이 있다. 맛과 멋과 흥이 가득한 ‘청년몰’ 두 곳을 신나게 누볐다.




시장엔 사람이 있다. 그것이 우리가 시장을 사랑하는 이유다. 흙의 생기가 고스란한 청과물, 갓 튀기거나 부쳐 낸 따끈한 간식, 정다운 빛깔을 지닌 아기자기한 생활용품. 시장은 이 모든 먹거리와 물자가 수많은 이의 손을 거쳤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공간이다. 소박한 행복이 그리운 날, 시장으로 여행을 떠나 보면 어떨까. 마침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다양성을 더하는 움직임, ‘청년몰’이 지역 곳곳에 생겨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시장 내 유휴 공간을 39세 이하 청년 상인에게 내어 주는 청년몰 사업을 진행해 왔다. 창업을 꿈꾸는 청년은 창업 및 역량 교육, 창업 지원, 제품 개발, 판매 촉진 등 사업 시작부터 사후 관리에 이르는 실질적 교육 지원을 통해 자신만의 개성을 살린 점포를 운영해 나간다. 라자냐에서 뜨갯것까지 품목은 천차만별이다. 시장 상인과 주민을 한데 아우르는 축제, 행사, 워크숍,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펼치니 눈길이 모이고 발길이 닿는다. 한동안 조용하던 시장이 다시 붐비기 시작했다.




소소플래닛 신안에서 만난 청년 상인들


1993년 6월 개장해 안산 구도심 상권의 한 축을 이루는 아케이드형 상가 신안코아. 이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소소플래닛 신안은 식당, 디저트 카페, 공방 등 청년 상인 점포가 모인 공간으로, 2021년 2월 론칭했다. 매달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연다. 신안코아 전용 상품권을 구매하면 소소플래닛은 물론 기름집, 반찬 가게 등 건물 내 다양한 점포를 두루 이용할 수 있다.




1. 너란 플라워

소소플래닛 신안 입구에 자리한 ‘너란플라워’는 주문 제작 꽃다발과 아기자기한 화분을 취급하면서 원데이 클래스까지 운영하는 재기 발랄한 공간으로, 상록구 본오동 일대에선 흔치 않은 업태의 꽃집이다. 스물넷에 어엿한 가게 주인이 된 주혜란 대표는 스스로를 ‘청년몰에 꼭 맞는 사람’이라 설명한다. “꽃이 지닌 힘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어요.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고 자본금을 모으며 막연히 창업을 꿈꾸다가 소소플래닛 신안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얻은 거죠.” 안산시와 청년상인육성재단은 소소플래닛 입점 상인에게 가게 운영 전반에 필요한 회계·마케팅·브랜딩 등 기본 교육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도약 지원 사업을 통해 비주얼 머천다이징 비용을 지원한다. “소자본으로 이 공간을 꾸렸다면 믿으시겠어요?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 상인 도약 지원을 받아 매대와 진열장을 꾸민 덕에 더 많은 고객을 모으고 성장할 수 있었지요.” 선인장과 꽃다발을 놓아 둔 쇼윈도가 형형색색으로 환하다. “여러 손님을 만나 기쁨과 슬픔을 나누다 보니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요. 경력 단절 여성이나 장애인 직원을 고용해 자활을 돕고 싶어요.” 꽃보다 아름다운 소망이다.



2. 이탈리돈가스

한편 이탈리아식 소스를 근간으로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이는 ‘이탈리돈가스’의 최인종 대표는 호주, 뉴질랜드 등 해외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착실히 경력을 쌓아 온 중견 요식업자다. 자력으로 레스토랑 개업을 준비하던 그는 우연히 소소플래닛 신안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다. “마침 제게 필요한 공간이었어요. 10여 개 점포가 모인 푸드 코트이니만큼 여러 손님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죠.” 제각기 다른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그가 내세운 메뉴는 돈가스와 파스타. 익숙한 음식이지만 개성을 더해 새로운 풍미를 자아냈다. “이탈리아식 특제 소스를 넣어 맛을 극대화했어요. 손수 개발한 토마토·크림·로제 소스를 돈가스와 파스타에 활용했죠. 고객 의견을 수집하고 잔반을 확인하면서 레시피와 담음새를 점검했는데, 그 덕에 빠르게 호응을 얻었습니다.” 배달 인기 맛집 상위권에 올랐다며 기뻐하는 그의 다음 행보는 밀키트 출시와 프랜차이즈 확장이다. 동시에 소소플래닛 신안 청년 상인 대표로서 협동조합 설립도 준비 중이다. “이탈리돈가스라는 브랜드에 확신이 생겼어요. 다각도로 사업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동료 상인과 연대하면서 성장해 나가고 싶어요.”





소소플래닛 다농에서 만난 청년 상인들

1992년 12월 개장 이래 30여 년 세월 동안 안산 시민의 든든한 생활 터전이 되어 준 다농마트. 월피공원과 성포예술광장, 수많은 아파트 단지와 학교가 자리한 일대는 청년 인구 밀도가 유독 높은 지역이다. 2021년 11월 론칭한 청년몰 소소플래닛 다농은 이곳에 크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왔으며, ‘고객 감사 축제’와 ‘소소한음악회’ 등 행사를 열어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3. 라냐

라자냐와 굴라시, 뇨키와 올리브 페스토. 시장에서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미처 예상치 못한 메뉴다. 유러피언 레스토랑 ‘라냐’는 맛을 매개로 소통하는 소셜 다이닝을 지향한다. “맛있는 음식은 마음을 여는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이곳에서 새로운 미식 경험을 나누면서 즐겁게 요리하고 있어요.” 안산에서 학창 시절을 보낸 고석봉 대표는 수년간 레스토랑과 식품 회사에서 근무하며 외식업자로서 감각을 익혀 왔다. 창업에 대한 열망을 키우던 그에게 소소플래닛 다농 오픈 소식은 큰 자극이 됐다. “다농마트가 위치한 월피동은 아파트가 밀집한 주거 생활권이에요. 이 지역이라면 라냐의 색다른 메뉴로도 단골손님을 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청년 상인이 모인 소소플래닛이니만큼 또래 청년을 위한 행사를 열어 음식을 선보이기도 했다. “1인 청년 가구, 창업 준비생 등을 초청해 제가 만든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소소플래닛이기에 가능한, 뜻깊은 경험이었죠.” 그의 다음 목표는 브랜드로서 라냐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지역 기반 커뮤니티를 통해 존재감을 알리고, 한편으론 대표 메뉴를 온라인 판매용 밀키트로 제조·납품하는 데 매진하는 중이에요.” 라냐의 온기와 정성이 넓은 세상에 전해지겠다.




4. 오늘의 뜨개

뜨개 공방 ‘오늘의뜨개’ 김다솜 대표는 일상에 지칠 때마다 바늘과 실을 쥐었다. ”뜨개질을 하면서 마음을 다독였어요. 날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편물이 마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위한 응원처럼 느껴졌죠.” 도자기, 피아노, 십자수 등 손을 움직이는 취미에 도전하며 진로를 탐색하던 그는 뜨개의 매력을 발견하곤 일본 수예 보급 협회의 전문 커리큘럼을 이수했다. 소소플래닛 다농은 뜨개 선생님이라는 그의 꿈을 현실로 옮겨 놓았다. “서류 심사와 수차례 면접, 심화 합숙 훈련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어요.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한 청년 상인을 위한 교육이 점포 운영에 큰 도움이 됐죠.” 다농마트라는 환경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 “단골 손님들이 이곳을 신기해하고 관심을 보여 주셔서 반가웠어요. 이웃 상인 어르신께는 성실함과 노련하게 손님 대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운답니다.” 그에게 뜨개는 위로이자 독려, 소통이다. 초보 수강생이 편물을 완성해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한가한 시간에는 뜨개질을 하며 내면으로 침잠하는 순간을 즐긴다. “뜨개가 지닌 따스한 기운을 더 널리 퍼뜨리고 싶어요.” 오늘의 뜨개가 훈훈한 내일을 만든다.




출처 : 시사저널(http://www.sisajournal.com)